routine 17 th July 2009

과연 이런 날들이 내게 있을거라고 생각은 해본 적 있었을까. 2006년 여름인가.. 학교를 빼먹고 오피스텔 편의점에 내려가서 맥주와 안주거리를 사드는데 GQ라는 잡지가 눈에 띄였다. 고등학교때 친구들과 키득거리며 돌려보던 맥심의 저질스런 퀄리티에 어느정도 질려가고 있었기에 새로운 잡지를 찾고 있었던 차에 잘됐다 싶어 바로 집어들고 올라왔다.

충격적이었다. 와우 이런 세상이 있다니. 집으로 배달되던 아버지와 어머니의 높은 신용등급과 높은 결제력으로 카드회사에서 보내주던 초럭셔리 세상을 다룬 잡지와는 달리 이건 젊은 사람들의 시크한 삶을 위한 잡지라는게 느껴졌다. 물론 다르게 말하면 허영끼로 가득찬 잡지라고 비판해 줄수도 있겠지.

거기엔 비오는 날 청담동의 어느 카페에서 소니 바이오를 열고 인터넷을 하면서 커피와 베이글로 아침 내내 주변에 지나가는 차들과 사람들을 구경한다는 식의 누군가의 카페 소개글이 있었다. 침대에 비스듬이 기대앉아 그걸 보다가 와우 멋지네. 나는 언제 저렇게 살아볼까 싶었다. 그 후로 매달 GQ를 챙겨봤더랬지. 

그래서일까, 나는 좀 더 세련된 사람으로 변해간듯 싶다. 지난 3년간. 좀 더 속물이 되기도 했지만, 그건 서울바닥에서 혼자 살아가려면 이정도는 해야된다라는 자조섞인 말로 위로를 하고 있고..  

그리고 비오는 날 서초동의 스타벅스에서 소니 바이오를 열고 인터넷을 하면서 커피와 베이글로 아침 내내 주변에 지나가는 차들과 사람들을 구경하고 있다. 세상에. 놀랍군. 현대 미디어는 이렇게 놀라운 힘을 가졌다니까. 누군가의 삶을 이렇게 동기화 시켜버리다니. 킥킥 
 
어쨌건, 오늘은 기분이 꽤 좋다. 카페인으로 적당히 기분도 업되고. 교보문고나 갈까 했는데 비가 조금 잦아들면 가던지 해야겠군.

by 순딩이 | 2009/07/17 11:11 | routine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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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inspirit at 2009/07/19 01:33
새단장 했구나! 밝은 느낌도 괜찮네-
누가 뭐래도 다 자신만의 매력이 있는거지.
그 매력이 그 사람을 어필해 줄수 있는것이면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늦은 밤에 생각만 많아서, 댓글 한번 달아본다. ㅋ

시간 남으면 내 블로그도 오시구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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