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손수 운전자에게

어쩌다 보니 요즘은 주로 걸어다닌다.
걸어다니다 보면 많은 사람들을 보게 된다. 당연한 이치겠지.
그러다 보면 이런 사람 저런 사람들을 보게 되는데...다들 각양각색의 삶을 살아가고,
또 그 삶의 단편들이 걸어가고 혹은 차를 몰고 다니는 그들에게서 엿보인다.
 저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살까, 행복할까.. 걱정이 있다면 무슨 걱정을 할까 따위의
생각을 하다보면 어느 새 목적지에 다다르게 된다.
그러다 보니 또 갑자기 이 시가 생각이 났다.

네가 벌써 자동차를 갖게 되었으니
친구들이 부러워할 만도 하다
운전을 배울 때는
어디든지 달려갈 수 있을
네가 대견스러웠다
면허증은 무엇이나 따두는 것이
좋다고 나도 여러 번 말했었지
이제 너는 차를 몰고 달려가는구나
철따라 달라지는 가로수를 보지 못하고
길가의 과일 장수나 생선 장수를 보지 못하고
아픈 애기를 업고 뛰어가는 여인을 보지 못하고
교통 순경과 신호등을 살피면서
앞만 보고 달려가는구나
너의 눈은 빨라지고
너의 마음은 더욱 바빠졌다
앞으로 기름값이 또 오르고
매연이 눈앞을 가려도
너는 차를 두고
걸어다니려 하지 않을 테지
걷거나 뛰고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다니며
남들이 보내는 젊은 나이를 너는
시속 60km 이상으로 지나가고 있구나
네가 차를 몰고 달려가는 것을 보면
너무 가볍게 멀어져 가는 것 같아
나의 마음이 무거워진다
 



'젊은 손수 운전자에게' , 김광규

by 순딩이 | 2008/01/15 05:23 | routine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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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쿵디담 at 2008/01/19 23:25
오... 이 시 마음에 드는데요?
Commented by 순딩이 at 2008/01/20 01:15
그렇죠?ㅎ
Commented by at 2008/02/03 13:32
앞으론 차 사고싶다 하지마ㅋㅋ
Commented by 포스트잇 at 2008/02/09 02:14
아!! 이 시 이와 비슷한 형식으로 다른 게 있었던 거 같은데 기억이 안 나네요. 으하~
Commented by 순딩이 at 2008/02/09 18:32
유하 시인의 바람부는 날엔 압구정동에 가야한다 연작물 중 하나라고 생각이 되는데..ㅎ 아닌가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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